2010년 11월 29일 월요일

작전통제권이 별거 아니라.... - 물뚝심송(딴지독투) 101129

데프콘 3 가 발령되는 순간 작전통제권이 한미연합사로 넘어가고, 그 상황에서 청와대는 사실상 권한을 상실하게 된다는 얘기에 대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반론들의 요지는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한 국가에서 군을 통제하는 권한의 최고에는 국군통수권이있다. 국군통수권은 다시 군정권과 군령권으로 나뉘게 된다. 이 군정권 중에 작전지휘권과 작전통제권이 있는데, 그 작전통제권을, 그것도 전시에만 한미연합사로 위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미연합사의 사령관이 비록 주한미군 사령관이며 미 육군대장이고, 미국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진 존재이지만, 한미 연합사의 의결구조상 동일한 직급의 한국군 대장도 부사령관으로 임명이 되고, 꽤 많은 수의 한국군 장성이 참여하게 되어 있으며 사실상 이들의 의견이 종합되어 결정되므로, 전시 작전통제권이라 해 봐야 별거 없다..

이 논리는 이승만이 6.25 당시 작전통제권을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넘긴 이후, 기형적 군사지휘체제를 갖추고 살아온 수십년간, 썩어빠진 군바리들이 흔히 내세워 왔던 변명에 불과한 것이 된다. 차근 차근 살펴보자.

일단 각 권한들의 개념을 살펴보자.

통수권은 말 그대로 모든 권한, 전권을 의미한다. 그 통수권이 군정권과 군령권으로 나뉘게 되는데, 그 전권인 통수권은 군정권과 군령권으로 나뉜다. 군정권은 인사,군수등의 지원에 관한 권한이다. 즉 군대가 움직일 수 있도록 자원을 배분하는 권한을 말한다. 어찌보면 권한이라기 보다는 의무에 가깝다. 예산을 배정해서 새로 구매한 첨단 무기들을 배분하거나, 장성들을 승진시키거나, 하는 일들이다.

이에 반해 군령권이라는 것은 사실상 작전권으로 불리울 수 있는, 실제로 주어진 자원을 활용하여 군대를 움직이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를 "사용하는" 권한이 된다.

이 군령권은 작전지휘권과 작전통제권으로 나뉘게 되는데, 작전지휘권은 부대를 편제하고 위치를 결정하며, 통신망을 가동시키고, 부대간 협조를 조율하는 등의 포괄적인 작전임무를 결정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작전통제권은 그렇게 결정된 작전임무를 실제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부대를 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하게 된다. 즉 군령권 중에서, 부대 편성이나 부대 훈련, 군기관련 업무등을 제외한 실질적인 작전권이 작전통제권이 된다.

대 한민국 대통령에게는 한국군, 즉 국군의 통수권이 주어지게 된다. 이 통수권은 말 그대로 전권이다. 해외 파병 같은 경우에야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고 뭐 그런 절차가 있지만, 특히나 전시에는 대통령은 합참의장부터 말단 소총수 이등병까지, 세종대왕함 부터, 내무반에 굴러다니는 썩은 방독면까지 모든 군사자원에 대한 전권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통수군은 군정권과 군령권으로 나뉘고, 이 작은 차이는 실제 군내부의 의결구조에서는 꽤 많은 차이를 발생시킨다.

군정권은 대통령-국방부장관(사실상 국방부 장관은 군사 문제에 관한한 대통령의 대리인이 된다.)-각군 참모총장 계통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러나 군령권은 대통령-국방부장관-합동참모본부-각군사령관-개별 부대 지휘관 으로 내려가게 되는 것이다.

즉, 각군의 참모총장은 군령권이 없다. 각 군을 유지하고 자원을 배분하기 위한 업무에 관해서는 총괄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병력을 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참모총장은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참모"총장이 되고, 그들에게는 지휘관을 상징하는 초록색 견장이 주어지지 않는다.

또, 실제로 군대를 움직이고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각군의 유기적인 결합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기 때문에, 군정권의 흐름에는 참여하지 않는 합동참모본부가 설치되어 군령권을 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평 시야 인사문제나 자원배분 문제가 매우 중요한 이슈이므로 참모총장들이 대단한 권력을 휘두르게 되지만 유사시에는 참모총장은 말 그대로 뒤치닥거리나 하는 직책이고, 실제 싸움은 지휘관들이 하게 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실질적인 군 최고의 의사결정기관이 각군의 참모총장들이 아니라, 합동참모본부가 된다는 얘기이다.

그 런데 문제가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이 국군 합동참모본부에게 주어진 게 아니라, 아직도 한미연합사에 주어진 상태라는 점이다. 이 상황은 1978년 한미 양국 정부의 합의하에 한미연합사가 설치된 이래 2015년 예정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시점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전시가 되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실제로는 전시가 아니라 데프콘 3 발령 상황부터 이 일은 시작된다.)

한미연합사령부의 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령관이 겸직하는 미육군 대장 보직이다. 한미연합사령부의 부사령관은 한국군대장 보직이다. 그 휘하에 다수의 미군 지휘관들과 한국군 지휘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한미연합사가 단순히 합참의 역할을 대신해서, 한국 대통령, 국방부장관의 지휘를 받아 전시 작전통제권을 수행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한미연합사는 한국과 미국 양측의 군 통수권자의 지휘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즉, 한국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 한국 국방부장관과 미국 국방부 장관의 동시 통제를 받게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한미연합사의 의사결정은 누구의 의지대로 움직일까?

양 국 대통령의 의견이 공평하게 반영될.. 거라고는 도저히 상상을 못하겠다. 정보력의 부족이네 뭐네 하면서 한국군 자체의 작전통제권마저도 한미연합사를 통해 미국에게 받아주십사~고 엎드리는 동북아의 콩알만한 나라(아.. G20 의장국이었지~)의 대통령의 말이 전세계 군사력의 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대통령이 지휘하는 한미연합사의 의사결정에 어느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까?

실제 사례를 들어보자. 김영삼 정권 시절, 클린턴 정부는 북의 핵관련 시설에 대한 폭격을 결정했다.

사 실상 한국전쟁 이후 가장 심각한 한반도 위기 상황이었던 그 순간, 한미연합사는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정밀폭격 시나리오를 완성시키고, 심지어 주한미군 가족들의 후송 훈련까지 실시했었다. 그러나 김영삼 당시 한국 대통령은 그 계획이 실행되기 직전까지도 그 계획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가, 황급하게 직접 클린턴에게 전화까지 걸어서 제발 북폭만은 안된다고 통사정을 하기까지 했다.

다 행히, 그 상황은 카터의 방북을 통한 의견조율로 마무리되어 민족적 비극의 발생 없이 넘어가긴 했지만, 이 상황은 바로 한미연합사의 의사결정과정이 누구의 통제를 따르는가를 보여주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있다. 심지어 이 당시에는 데프콘 3이 발령된 상황도 아니었다.

사실상, 미국에서는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의 운용에 대해선 별 관심도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물론 엄청난 머릿수를 자랑하는 한국군을 총알받이로 사용하려고 할 수는 있다.

그 런 상황에서 한국 대통령이 한국군을 총알받이로 쓰기 보다는 평양을 바로 치는 상륙작전을 전개하겠다고 작전지휘권을 발동하면, 한미연합사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까? 아니 나아가서, 그런 작전을 하기 위해 미 7함대 소속 항모전단을 서해 북단까지 끌어 올리자고 대담한 계획을 주문하면 한미연합사령관이 들은척이나 할까?

거 기다가.. 전시를 대비한 군 지휘 사령부 조직인 한미연합사가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다는 믿음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회의하고 표결하는 사이 전선은 붕괴된다. 군대조직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형 식적으로 한미연합사에게 "위임"되어 있는 대한민국 국군 및 주한미군의 전시 작전통제권은, 단순히 그 형식이 말하는 수준의 위임이 아니다. 한미연합사의 실질적 역할은, 한반도 남부에 존재하는 모든 군사력을 통제하는 미국 대통령의 대리기관일 뿐이다.

데프콘 3 가 발령되면,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은 그저 군정권이나 발휘해서,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먹을 밥이나 챙겨주고, 후방 군수공장 돌려서 장비나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마 치 코앞에 닥친 왜군을 막기 위해 싹싹 빌어 모셔온 명나라 군대 먹일 쌀 구하느라 안절부절하던 유성룡의 역할이나 하게 된다는 것이다. 위대하신 명나라 군대께옵서 언제나 왜놈들하고 싸워서 이겨주려나~ 하면서 두손 붙잡고 엎드려 빌던 그 류성룡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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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통제권이 환수되는 2015년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한미연합사령부는 해체되도록 계획되어 있다. 한미연합사에게 위임되어 있던 작전통제권은 국군 합동참모본부가 수령하도록 되어 있고, 주한미군을 통제하기 위한 미군의 "한국사령부"가 신설된다.

즉 우리의 합참이 국군을 통제하고, 미군의 한국사령부(이름도 지어져 있다. KORCOM)가 주한미군을 통제하게 된다.

한 미연합사의 기본 작계인 5027은 자동으로 폐기되도록 되어 있고, 이를 위해 합참에서는 고유의 작계를 준비중(준비 많이 했었고, 작계2012로 한다고 했다가 5012로 하기로 했다가... 뭐 그런 작계도 준비되고 있긴하다. 가카 치하의 현재 합참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에 있다.

한국군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대통령이라 할 지라도, 합참(대한민국 대통령이 전적으로 지배하고 있는)에게 협조요청을 해야 되는거고, 우리도 미군의 움직임이 필요하면 한국사령부에 요청하도록 되게 되어 있다.

당연히 이게 맞는거지..

물론 그 뒤에도, 도대체 왜 한 국가의 영토에 다른 국가의 강력한 군대가 주둔하고 있어야 하며, 그 주둔비의 반 이상을 우리 정부가 지불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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