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9일 일요일

한국 야구 승승장구의 비결 by 마케터

한국야구가 드디어 wbc 결승에 올랐다.

최근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성적은 경이롭다. 06년 1회 wbc 대회 6승1패, 08년 북경올림픽 9전 9승, 09년 2회 wbc 대회 6승2패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하면 총 21승 3패, 중간에 도하 아시안 게임 (비록 실패한 경기이지만) 3승 2패, 북경올림픽 1차 예선 3승 1패, 북경올림픽 2차 예선 7승1패 까지 합산하면 41전 34승 7패다.

40게임을 넘게 뛰고 승률 8할2푼9리 라는거..야구라는 스포츠의 매커니즘상 도달하기 쉬은 승률이 아니다. (야구는 농구와 달리 승패의 변수가 많다. 그만큼 연승이 어렵다) 그렇다고 한국 대표팀이 그 기간 동안 약팀만 상대했을까?.

전혀 아니다. 그간 한국팀은 한수위라고 여겨졌던 일본 프로 대표팀과 상대하여 1차 wbc에서 2승1패, 북경올림픽 관련해서 2승 1패 (1패는 예선대전) 2차 wbc와 관련해서 2승2패, 총 6승4패로 앞서고 있다. 아마 최강 쿠바와 경기에서도 2전 2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메이저리거들과 마이너 출신이 혼합된 멕시코 (3승), 미국 (2승), 베네수엘라 (1승) 등을 거두었다

기록이 보여주듯 한국 야구는 이렇게 놀라운 성장을 했다. 그렇다면 과연 고등학교 야구팀 50개 (일본은 4000개)에 불과한 대한민국에서 이런 놀라운 국제경쟁력이 발생하게 된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간 대한민국 스포츠는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두가지 전략을 사용했다. 하나는 장기간 합숙훈련이다. 개인기량의 부족을 조직력으로 커버하기 위해선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특수한 엘리트를 선발해서 마치 "공포의 외인구단" 훈련처럼 폐쇄된 공간 (선수촌)에서 합숙시켜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이를 위해선 압도적인 지원과 권위주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83년 청소년 축구 4강 신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이런 과정은 필연적으로 불균형 발전을 초래해 점차적으로 국내 스포츠 기반 전체를 왜곡시킨다는데 있다. 사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히딩크 리더십도 따지고 보면 비슷한 맥락이다. 리그의 희생을 거름삼아 월드컵에 올인했기에 달성한 목표다.

두번째 국제경쟁력 강화 방식은 해외의 스타플레이어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지난 06년 1회 wbc대회는 사실상 해외파 투수들과 이승엽이라는 천재 한명 때문에 이룬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찬호, 서재응, 김병현, 봉중근, 김선우로 이어지는 메이저리그 해외파 5인방 투수력 때문에 4강진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최근 한국야구 강세는 이들 과거 전략노선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08년 북경 올림픽때나 이번 2회 wbc 때나 한국팀은 과거 대한민국 스포츠 경쟁력과는 좀 다른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나치게 한두명의 선수에 의존한다든가 아니면 장기간 합숙을 통해 손발을 맞추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 물론 시즌을 잠시 중단하거나 (08년 올림픽의 경우) 한달남짓 캠프를 차리기는(09년 wbc 경우)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것을 프로야구 8개구단의 무조건적 희생이라고 볼 수준은 아니다.

과거와 다른 방식을 추구함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쟁력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뭐니 뭐니 해도 선수 개개인의 기량향상 때문일 것이다. 확실히 최근 한국야구의 젊은 선수들은 기량이 상승했다. 이렇듯 평상시 선수들의 기량이 어느정도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팀을 정비해도 그 시너지가 높게 확보되는 거란 말이다.

나는 우리 선수들의 기량 향상의 가장 큰 원인은 대한민국 야구 지도자들 특히 프로야구 감독들의 놀라운 도덕성,그리고 헌신, 마지막으로 뛰어난 능력 때문이라고 본다. 이 모든것은 올바른 야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흘린 그들의 노력과 땀 때문인거다. 대한민국은 참으로 훌륭한 야구지도자들을 만났고 그건 지금의 젊은 선수들에게 은혜과 같은 행운이다.



합리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

생태계란 자연이 역할분담을 통해 생산력을 만들어가는 원천 같은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건 합리적 먹이사슬 관계다. 먹이사슬의 하단에서 상단으로 올라갈때는 그 지배논리가 합리적이어여 한다. 예를들어 능력이 있는 자는 살아남고 능력이 뒤떨어지는 자는 도태되어야 한다. 물론 여기서 능력은 누가 보더라도 우월한 능력을 뜻한다.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흥미로운 것은 하단은 상단에 비해 지배 능력은 뒤떨어지지만 생산력은 더 왕성해야 한다는거다. 그래야 계속 (상단에 도전하는) 기회를 생산해낼 수 있으니까.. 이것이 깨지면 균형이 무너져 형평성이 깨지고 생태계가 파괴된다. 그럼 결국 생산력은 퇴보하는 것이다. 결국 다같이 죽는다는 말이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바로 이런 생태계의 균형감각 상실이다. 희한하게 (대한민국에선) 상식과 반대로 상단의 능력자들은 경쟁을 회피해도 까딱없고 하단의 신예들은 아예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 어찌어찌 해서 하단에서 상단으로 올라갈때 기회를 잡으면 그 기득권이 천년만년을 가는 시스템으로 모든게 굴러간다.

이런 상황이라면 하단과 상단의 경계선에서 살생부를 평가(가치를 평가)하는 자들은 엄청난 기득권을 유지하게 된다. 그들의 판단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으니 그 가치는 실로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게 된다는거다. 그런데 대개 대한민국에서 이런 권한을 가진 사람들의 도덕성과 헌신성은 거의 제로다.

고 장자연씨 사태로 조명된 연예계를 예로 들어보자. 캐스팅권한을 쥔 PD, 광고모델 선정권한을 쥔 광고주에게 엄청난 권한과 판단이 몰려있다. 이들의 판단으로 신인배우가 신데렐라가 되기도 하고 무명배우로 사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은 이런 권한을 도대체 어떻게 활용하고 있던가. 말안해도 끔찍하다.

한국은 모든 분야에서 좁고 협소한 시장이다. 인구규모도 작고 구매력도 높지 않다. 제대로된 경쟁이 이루어질 토대마련이 쉽지 않다. 이러다 보니 어느 분야나 최종 가치판단을 할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했다. 대한민국 야구의 수준이 높아진건 이 지도자들이 도덕성을 가지고 헌신했기에 이루어진것이다.

이들의 노력에 의해서 (선수들의 머리속에)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이 흐름이 선진야구 노하우와 맞물리면서 급속도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것이라는 말이다.

지금 대한민국 야구계에는 두가지 중요한 흐름이 가속화 되고 있다. 하나는 철저한 능력별 평가제도이고 다른 하나는 분업화 모델, 협력화 모델, 장기화 모델등의 선진화 현상이다. 한국사회에서 그나마 프로야구만큼 합리적 평가보상제도가 있는 곳이 있을까?.감히 말하지만 여기에는 간판도 학벌도 별만 무소용이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여 결과로 판단한다는 진검승부만 있는 것이다. 요즘 학생 선수들은 목표의식이 명확하다. 휼륭한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 스스로 각성하고 노력한다. 어린 선수들이 애초에 술담배를 배우지 않은 경우가 많다. 대학이 목표가 되지 않은지도 오래되었다. 간판도 형식도 필요없고 오로지 실력을 쌓아 프로시장에서 평가받는게 이들의 목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어린 선수들은 목표의식의 명확해지다보니 (프로선수로서 활약)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체계적인 훈련이 가능해 진다. 이런 의식의 전환들이 체격신장과 선진 채력 프로그램과 맞물리다 보니 s급 실력을 가진 유망주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낸다. 구조의 선진화을 이루어내는 토대가 되었다는 거다

또한가지 고무할 만한 흐름은 프로야구 선수의 역할이 세분화되고 (이렇게) 세분화된 역할이 서로 협력을 이루는 협동의 모델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스타급 선수 한두명으로 경기를 이끌고 가는 팀은 이제 버텨낼 수 없다. 선수층을 두껍게 하고 여러가지 다양한 작전을 구상하며 스피드와 백업 수비력을 강화한 팀이어야 강팀으로 인정받는다는 거다.

이를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선수를 수급하고 이를 꾸준히 훈련시키는 2군시스템 활용이 필수적이고 이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선결되어야 한다. 포지션 경쟁을 시킬만큼의 폭넓은 선수층 확보는 그저 공짜로 주어지는게 아니라는 점을 한국 야구계는 지도자들의 각성에 의해 깨닫고 있었다.

김성근, 김경문 감독이 SK-두산 라이벌 구도로 07년,08년 2년간 보여준 놀라운 야구가 이런 시스템을 한국야구의 대세로 만들었고 이를 통한 경쟁력 향상은 이루 말할 수 없게 놀라웠다. 또한 이런 선수층을 두껍게 만드는 토탈베이스볼은 필연적으로 선수 생명의 연장을 이루어낸다. 이제 현역생활 20년이라는게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야구가 일종의 국기로 상징되는 대만은 (실제 대만 화폐에는 야구가 그려져 있다) 자국의 프로리그의 두팀이 승부조작에 휘말려 해체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뛰어난 선수들이 해외리그에 나아가 활동하고 있지만 과연 대만의 야구가 앞으로 성장을 계속할지 그건 의문이다. 도덕성 파괴는 생태계의 기반을 붕괴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김태균, 이대호, 윤석민, 김현수, 류현진, 김광현 등..(그외 다수의 어린 선수들..)

이들은 전부 고졸 프로야구 선수들이다. 또한 이들은 프로리그에 와서 자신의 기량을 급성장 시켰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대한민국 야구시스템이 길러낸 오리지널 경쟁력으로 지금 세계와 당당히 겨루고 있다고 할 수 있는것이다. 이들을 보면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떤 발전전략을 만들어 세계와 경쟁해야 하는지 답이 딱 나온다.

박정희 군사독재식 발전 모델은 특정 선수들을 선수촌에 밀어넣고 강제로 훈련시키는 방식이었다. 그뒤로 민간정부의 발전 모델 역시 겉모양만 조금 바뀌었을 뿐 특혜와 기회를 누군가에게 밀어주는 맥락은 비슷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건 첫째, 실질적인 실력이 간판보다 우대받는 사회, 둘째, 사람에 대한 가치평가를 사리사욕에 활용하지 않는사회, 셋째, 경쟁과 협동이 적절한 분업화로 어우러져 누구든 오래 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사회,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만들어내야 할 신발전전략이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사한 대한민국 야구 지도자들에게 진심으로 찬사를 보낸다. 제발 정치 지도자들이 그분들을 1/100이라도 본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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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에 있어서 공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힘든 길이겠지.

 

이기심에 찌든 다수를 설득하는 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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