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9일 일요일

자유로서의 발전 060330

 
[정치/사회] 자유로서의 발전
아마티아 센 | 박우희 옮김 | 세종연구원 | 2001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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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기


근래 들어 Well-being이라는 단어만큼 현재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최대의 관심사를 압축하여 표현하는 것은 없을 것 같다. 이 Well-being이란 규정된 삶의 스타일이라기보다는 몸과 정신이 모두 편안해질 수 있는 마음가짐을 얻기 위한 일련의 행동을 뜻한다. 그러나 이 땅의 Well-being은 그 의미가 다르다. 유기농 야채와 곡식으로 만들어진 신선한 생식, 향긋한 스파 마사지나 발마사지, 퇴근 후의 헬스클럽이나 요가센터. Well-being이라는 껍데기를 덮고 급속도로 퍼져 나가는 이러한 것들은 그 본질이 사실은 ‘Well-looking'임을 알게 된다.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기 위해 시작되었던 일련의 흐름이 이곳에서는 변질되어 물질적 만족과 자기 과시에만 몰두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다.


위에 언급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삶에 대한 만족’에 대해서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를 암시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군사 독재 등과 같은 현대사의 길고 깊은 굴곡의 역사를 통과하면서, 배고픔과 가난을 겪었던 것에 관한 기록들은 ‘돈’으로 대표되는 물질적 척도에 의해 계량화된 삶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60,70년대 산업화의 열풍이 몰아치던 때에 구호는 ‘잘 살아보세’였다. 그것은 당시의 물질적 절박함으로 인한 결과였으며, 잘 살게 되었다는 증거 즉 전에 비해서 발전되었다는 증거는, 당연하게도 비약적으로 증가한 1인당 GNP 등의 계량화된 물질적 개념이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절박한 욕구가 점점 만족되어 가는 것을 경험적으로 확인하였고, 따라서 그러한 개념은 일종의 믿음이 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꽤나 시간이 흐른, 지금의 21세기에도 사람들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 물질적 번영의 증가량만큼이 바로 발전의 증가량이라는 사고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계량화된 물질적 개념이 ‘발전’이라는 것의 개념을 온전히 대표하고 있는지는, 다시 말해 그러한 조작적 정의가 합당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물질적 번영의 이면에는 정신적 필요와 같은 본질적인 것들이 무시되는 상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유로서의 발전」은 바로 이와 같은 인식의 기반 위에서 ‘발전’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발전’이란 무엇인가?


후생경제학에서는 적절한 사회후생함수만 있다면 많은 형평성과 효율성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풀어서 설명한다면, 후생경제학에서는 개인간의 효용의 비교를 할 때, 주관적 가치를 판단하여 효용수준을 평가한다. 그것의 예로는 사회후생은 단지 개인효용의 합에 의해 결정된다는 ‘공리주의적 사회효용함수’, 사회 내에서 가장 열악한 이의 생활수준을 개선시킨 만큼이 사회후생의 증가라는 ‘Rawls적 사회효용함수’, 특정 사람의 효용수준이 높을수록 더 작은 가중치를 적용해 사회후생을 계산해야 한다는 ‘평등주의적 사회효용함수’등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가 시작된다. K. Arrow는 완비성과 이행성, Pareto 원칙, 비독재성, 제3의 선택가능성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4가지의 공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그 어떤 사회효용함수도 존재하지 않음을 ‘불가능성의 정리’로 증명한 것이다. 따라서 사회의 발전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을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었다. 이러한 난감한 상황에서 어떤 해결책이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해 A.Sen 교수는 발전을 측정하는 ‘척도의 조작화’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발전을 소득과 같은 것에 한정된 경제적 개념에 묶어놓는 것이 아니라 시야를 넓히라고 주문한다. 그가 말하는 발전은 “사람들에게 이성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거나 기회의 여지가 거의 없는 여러 유형의 부자유를 제거하는 것”이다. 또한 Sen 교수는 그것이 다른 종류의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한 특정한 종류의 자유가 갖는 도구적 효율성에 의해서 보완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러한 새로운 정의에 맞춰서 「자유로서의 발전」은 경제적 편의, 정치적 자유, 사회적 기회, 투명성 보장, 보호적 안전성 등과 같은 도구적 자유 사이의 역할과 상호 연관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Sen 교수는 과거의 일방적인 관계에 기초한 개인들의 역할의 시각에서 벗어나 능동적 행위자로서의 변화하는 개인들로 파악하고 있다.



3. 갈무리


이 책에서 흥미로운 점은 시장 메커니즘의 역할을 매우 높이 평가하면서 논의를 진행시켜나가고 있는데, 고전파 경제학자인 A.Smith로부터 그 영감을 받아 그렇게 한다는 점이다. ‘야경국가론’의 원조 정도로 알고 있던 A.Smith의 이론을 창조적으로 해석하여 정책분석에 적용시키는 것은 웬만한 강도 이상의 Impact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다른 여타의 이론이나 지식들과 마찬가지로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발전의 개념을 정의함에 있어 그 구성개념과 도구가 서로 순환적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점, Sen 교수가 말하고 있는 발전에 대한 내용들은 미시적인 방법론과 또 하나의 결정적 요인인 거시적 구조와의 사이에서 균형추가 어느 한 쪽으로 쏠려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 등이 바로 그런 예들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그가 사람들로 하여금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과 그들이 선택한 삶의 질을 높이는 능력인 실질적 자유에 관심을 둔다는 사실은 ‘발전’과 관련한 새로운 인식의 지평이며, 문제의 핵심에 노크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것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새로운 지표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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